공연-관극 후기

세계 갈라 초청 발레스타

또하심 2006. 8. 11. 15:58

오케스트라도 무대세팅도 없이 단지 조명과 녹음음악으로만 공연되어 세계갈라라는 단어가 좀 무색했으나, 오히려 간결하면서도 무용수들의 최고 기량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완 신체구조가 조금은 다른 서양무용수들의 느낌은 뭐랄까, 잘 정제된 무색투명한 얼음같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가지런하고 늘씬한 머리로부터 발끝까지 내 시선을 그 발끝을 따라 곡선을 그으며 바닥까지 끌고 가더군요.

빈 공간에서 관객들이 오로지 자신의 춤만 본다는 압박감때문인지 해프닝이 잇달았습니다. 에스마렐다를 추던 발레리노가 도중 부상을 당해 갑자기 막이 쳐지고 퇴장한후에 발레리나 혼자서 더 열심히 추었습니다. 우리모두 격려의 박수를 더 많이 보내고... 짙은 녹두색의 멋진 아랍풍의 바지를 입고 세헤라자드를 추던 발레리노의 바지가 조금씩 흘러내려 우리모두 하하 웃는데 수습이 안되어서  휘황한 조명을 받으며 결국은 벗겨지고 말았습니다.공연히 조마조마하며혹 난생 처음으로 외국인의 나체를 실제로 보게되는게 아닐까..했으나 아주 하얀 삼각팬티를 입었더라구요. 즐거워하며 더 많은 박수를..

매력적인 까만 쮸쮸를 입고 동키호테를 추던 천하(?!)의 김 주원도 부채로 몇번의 실수를 하고, 그랬어도 정말로 아름다운 공연이었습니다. 첫번의 지젤은 역시 너무도 좋았습니다. 2막의 알브레히트와 가장 멋진 파듸드였는데 프로그램을 안사서 이름을 모르는게 아쉽네요. 두번째는 유니버셜의 현대무용이었는데 내생각엔 레퀴엠느낌의 혼성합창단의 노래로 연한 황금색의 뒤집어쓴듯한 타이즈의 남녀가 추었는데 이색적이었고 아주 잘 추더군요. 그리고 국립발레단의 동키호테, 으음..역시 김 주원!.. 해적! 타이트한 타이즈의 모습도 좋았지만 완전히 벗은(상체)발레리노의 몸매가 아름다웠습니다. 남성의 상체가 인상적으로 아름다웠슴!! 세헤라쟈드의 춤도 에스메랄다도...그랑파듸드와 백조의호수중 흑조 오딜과 지그프리트의 힘있는 2인무도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이번에 수츄츠가르트의 강 수진이 참여할 예정이었는데 개인사정으로 불참한게  아쉬었으나 몹씨 멋진 공연이었습니다.  (예술의 전당)

 

2002년 7월29일 오페라의 유령 홈p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