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덱의 다스 알테 베르크(Das alte Werk)에서 녹음된 텔레만의 <6곡의 파리 4중주>(64년 녹음)는 이들 앙상블의 위대한 유산으로서 아직도 그 빛을 잃지 않고 있으며, 이 시기에 얍 쉬레더가 이끄는 콘체르토 암스테르담과 협연한 보케리니의 <첼로 협주곡>도 대표적인 초기 레코딩이다. 그러나 암스테르담 4중주단이 처음부터 모두 원전악기를 사용한 것은 아니었고, 몇번의 시행착오 끝에 완전한 바로크 악기의 주법을 익힐 수 있었다. 70년대에 브뤼헨, 빌스마, 레온하르트 트리오의 활약은 텔덱 및
SEON에서 녹음된 수많은 음반들(특히 이름높은 코렐리의 <라 폴리아 변주곡>을 비롯하여)로 아직도 기억되고 있는데, 이때 빌스마는 단순한 반주의 차원을 넘어선 진정한 콘티누오 첼로의 예술이 무엇인가를 보여주었고, 바로크 실내악의 연주 수준을 한차원 끌어 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빌스마의 연주에 대해서 그라모폰지가 "진정한 시인"이라고 평가한 것은 정당한 것이다. 그의 연주는 흔히 원전악기 연주에 가질 수 있는 선입견인 작은 다이나믹과 딱딱함, 표현력의 한계를 훨씬 뛰어넘은 것이다. 저음역에서의 풍부한 표현과 활력, 그리고 고음역에서의 탁월한 인토네이션과 명징한 톤, 노래하는 듯한 하이 표지션의 황홀한 운지가 완벽하게 결합되어 있다. 또한 그의 연주 스타일은 사용하는 악기와 절묘하게 어울린다.
빌스마의 악기는 17세기 후반에 제작된, 베니스 첼로 학파의 선구자이자 스트라디바리에 필적하는 탁월한 첼로 제작자였던 마테오 고프릴러(Matteo Goffriller)의 악기이다. 그는 몇몇 레코딩을 제외하고는 모두 고프릴러의 첼로로(최초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녹음을 포함하여) 연주했다. 이 악기는 스트라디바리 "세르베"(두번째 무반주 모음곡 녹음에서 사용했던)에 비해 언뜻 선이 가는 듯하게 들리지만, 전체적으로 탁월한 울림과 힘을 지니고 있으며 특히 저음역과 대조되는 우아하고 독특한 음색의 고음역을 지녔다. 그는 또한 비올론첼로 피콜로라고 부르는 바로크 시대의 소형 첼로의 뛰어난 연주자이기도 하다. 이 악기는 다섯개의 현을 가진, 첼로보다 작고 높게 조율되며 동일한 자세로 연주하는 악기인데 바흐의 여섯번째 <무반주 모음곡>과 몇몇 칸타타(BWV6, 41, 49, 68, 85, 115, 175, 180, 185)에서 오블리가토 악기로 쓰였다. 동일하게 조현되며 어깨에 올려놓고 연주하는 비올라 폼포사라는 악기도 있었으나 아마도 바흐가 실제로 사용한 것은 비올론첼로 피콜로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빌스마는 두번째 무반주 녹음과 비올라 다 감바 소나타의 연주 등에서 이 악기를 사용했는데, 그 가운데 바이올린과 플루트를 위한 무반주곡을 비올론첼로 피콜로로 편곡해 연주한 음반(도이췌 하르모니아 문디)이 가장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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