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듣기 Yo-Yo Ma Cond: Ton Koopman, The Amsterdam Baroque Orchestra
비발디 협주곡의 대부분은 한 대의 독주 악기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작품 이지만 여러 개의 악기를 독주 악기들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들도 상당히 많이 남아 있다. 그 중에는 두 대의 바이올린과 두 대의 첼로를 위한 협주곡이라든지 두 대의 리코더와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등 독특한 편성으로 된 협주곡 들도 있는데 두 대의 첼로를 위한 협주곡 RV 531 역시 보기 드문 특이한 편성의 협주곡이라고 할 수 있다. 두 대의 악기를 독주 악기로 내세운 협주곡이 대개 그렇듯이, 이 협주곡에서는 음악적으로 동등한 비중을 지닌 두 대의 첼로가 서로 대화를 주고받듯이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며 독주자들의 뛰어난 기량이 요구되는 난곡이기도 하다.
이러한 특성은 느리고 서정적인 2악장에서도 계속되지만, 비발디의 두 대의 첼로를 위한 협주곡은 대개의 협주곡들처럼 오케스트라의 투티로 시작되지 않고 1악장의 첫 부분부터 곧바로 두 대의 첼로 연주로 시작되며, 독주를 받쳐주며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오케스트라의 리토르넬로도 상대적으로 느슨하다.
그러나 빈약한 오케스트라에 비해 첼로의 기교는 매우 강조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비발디는 이러한 시도를 통해 이 곡에서 두 대의 첼로가 만들어내는 대화에 더욱 초점을 맞추려 했던 것 같다.두 대의 첼로가 경쟁하듯 격렬한 선율을 연주한 후에 반주가 나오는 비발디 뿐만 아니라 바로크 시대의 작품으로서는 독특한 형식이라 할 수 있다.
3악장에 이르면 오케스트라의 리토르넬로는 훨씬 생기를 띠면서 낮고 어두운 독주 첼로의 음색과 선명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전체적으로 이 곡은 화려한 바이올린 독주와 생동감 넘치는 오케스트라의 합주로 이루어진 대부분의 바로크 협주곡들과는 달리 어둡고 가라앉은 첼로의 음색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매우 색다른 느낌을 주는 음악이다. 그의 작품 답지 않게 상당히 격렬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 격렬함이 두대의 첼로를 통해 가감없이 보여지고있다.
Yo-Yo Ma, Cello Cond: Ton Koopman, The Amsterdam Baroque Orchestra
비발디의 첼로 곡은 또 다른 그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다. 이 음반에 수록된 곡은 당시 첼로가 가진 특징을 보여주기 위해 작곡되었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비발디의 첼로 작품은 그가 원래 바이올린이나, 비올라 다모레 또는 성악을 위해 작곡한 곡의 편곡이다. 본질적으로는 우리가 알고 있는 악기와 같지만 비발디 시대의 첼로는 오늘날과는 세부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 때문에 바로크 시대의 정신을 올바르게 전하기 위해서는 바로크 첼로가 필요하다. 즉 곡이 씌었을 당시에 연주되었던 악기 말이다. 요요 마 스스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음악이 자기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악기의 본성을 되살려야 한다. 거트 현을 매고, 브리지도 덜 둥글게 깎고, 엔드핀 없이 연주해야 더욱 섬세하고 친근한 소리가 나온다.”
요요 마는 이 음반에서 사용한 1712년산 스트라디바리우스 첼로를 가지고 이미 톤 코프만이 이끄는 암스테르담 바로크 오케스트라와 두 장의 [Simply Baroque] 앨범을 낸 바 있다. 요요 마는 바로크 활을 사용했고, 오케스트라에 맞춰 상대 조율을 했다.(악기 간에만 음을 맞춘다.) 암스테르담 바로크 오케스트라는 고악기를 사용해 바로크 방식으로 연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