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 앤 �

[스크랩] 예순네 살이 되었을 때’

또하심 2006. 9. 11. 21:56


그때도 나를 사랑할 건가요

 


2004년 Paul McCartney  프라하에서

 

 


Beatles - When I'm Sixty Four

 


When I get old and losing my hair,
Many years from now
Will you still be sending me a Valentine,
Birthday greetings, bottle of wine

If I've been out till quarter to three
Would you lock the door
Will you still need me,
will you still feed me
When I'm sixty-four.

You'll be older too,
And if you say the word
I could stay with you.

I could be handy mending a fuse
When your lights have gone
You can knit a sweater by the fireside
Sunday mornings go for a ride

Doing the garden, digging the weeds,
Who could ask for more
Will you still need me,
will you still feed me
When I'm sixty-four.

Every summer
we can rent a cottage in the Isle of Wight,
if it's not too dear
We shall scrimp and save
Grandchildren on your knee
Vera, Chuck & Dave

Send me a postcard, drop me a line
Stating point of view
Indicate precisely what you mean to say
Yours sincerely, wasting away

Give me your answer,
fill in a form,
Mine for evermore,
Will you still need me,
will you still feed me
When I'm sixty-four.


지금부터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
머리도 빠지고 나이가 점점 들어가도,
발렌타인 한 병, 생일, 카드를 보내주고,
와인도 보내주고. 그렇게 해주겠어요?

내가 세시 십오분 전까지 밖에 있으면,
당신, 문을 걸어 잠글껀가요?
내가 예순 네 살이나 되어도,
그때까지도 날 필요로 할껀가요.
그때까지도 나에게 먹을 것을 줄껀가요

당신도 나이 들어가겠죠.
그 말 한마디만 해주면..
나 당신과 함께 있겠어요.

퓨즈가 나가서 그 대 불이 꺼지면
그걸 잘 고치는 능숙한 사람이 될 수 있어요.
당신은 따뜻한 불가에서 스웨터를 짜구요,
일요일 아침이면 차 타고 놀러가죠.

정원을 손질하고, 잡초를 뽑아내구...
그 누가 이 이상의 것을 바라겠어요.
내가 예순 네 살이나 되어도,
그때까지도 날 필요로 할껀가요.
그때까지도 나에게 먹을 것을 줄껀가요

비싸지만 않으면
짜게 굴고 저축 열심히 해서
매년 여름마다
위그 섬에 오두막을 빌릴 수도 있어요.
베라, 척, 그리고 데이브 같은
손자 손녀들을 무릎에 앉혀 볼 수도 있구요.

엽서를 쓰거나 편지 좀 써주세요.
당신이 말하려 하는게 정확하게 뭔지,
어떤 관점인지 정확하게 써서요.
상투적인 문구는 치워 버리구요.

대답을 해보세요.
영원토록 내 사람이 되겠노라고,
그렇게 서류를 만들어 봐요.
내가 예순 네 살이나 되어도,
그때까지도 날 필요로 할껀가요.
그때까지도 나에게 먹을 것을 줄껀가요

 

 

노년에 대한 누군가의 소박한 꿈이

이뤄질 확률은 얼마나 될까.

그리고 그 꿈을 꾼 당사자가

1조5000억원의 재산과 거대한 업적,

수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한 몸에 지녔던 사람이라면?

 

6월 18일은 팝 역사상

가장 유명한 생일이었다.

폴 매카트니가 비틀스 멤버 시절인

1967년 발표해 팝의 고전이 된 곡

예순네 살이 되었을 때(When Im Sixty Four) 때문이었다.

비틀스에 별 관심 없는 사람들조차

첫 소절만 들으면 누구나 흥얼거릴 수 있는 이 히트곡에서

매카트니는 미래의 아내와 함께 평온한 여생을 보내는

자신의 64세 모습을 상상했다.

 

내가 퓨즈를 갈면 당신은 스웨터를 짜고,

일요일 아침이면 드라이브를 하고,

정원을 가꾸며 잡초도 뽑고.

더 이상 뭘 더 바라겠어요.

내가 64살이 되었다 해도

당신은 여전히 나를 원할 건가요.

 

그러나 이미 열다섯 살 때 미리 가사를 썼던

이 노래에서 꿈꿔온 생활과 달리

64회 생일을 맞는 매카트니의 삶은 최악이었다.

린다 이스트먼과 29년간 잉꼬 부부로

소문난 결혼생활을 했던 그는

8년 전 아내를 암으로 잃었다.

이어 26세 연하의 모델 출신 헤더 밀스와

2002년 재혼했지만 지난달 이혼을 발표하고

4년간의 결혼생활에 종지부를 찍었다.

 

이에 대해 한 친구는

폴과 린다 사이에서 난 자녀들과

헤더가 함께 찍은 사진이 한 장도 없다는 게

사람들이 그 부부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모든 것을 말해준다고 말했다.

남편에 대한 헤더의 과도한 집착도

한 원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랑이 끝나자 돈문제가 터졌다.

현재 논의 중인 헤더의 위자료는

최소 900억원에서 최대 3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영국의 한 신문은 이를 빗대

내가 예순네 살이 되었을 때의 가사를

적나라하게 패러디한 기사를 게재해

그의 속을 긁었다.

노래 판권을 팔아넘기고 은행에서 돈을 꾸고.

난 이제 가난해졌으니 오노 요코와 결혼을 해야 할 것 같아.

 

게다가 이혼을 발표하자마자

헤더의 과거 행적과 관련한 폭로가 이어졌다.

그녀가 스무 살 무렵 찍은

포르노 사진이 공개되는가 하면,

런던에서 고급 매춘부로 활동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비틀스 동료이자 그의 일생일대 라이벌인 존 레넌은

마흔 살에 죽어서 팬들의 가슴 속에 영원한 신화로 남았지만,

늙어버린 매카트니는 사랑과 돈뿐 아니라

명예까지 잃고 휘청댔다.

예순네 살이 되었을 때 속에서

그가 그렸던 내용 중 현실로 이뤄진 것은

헤더가 형식적으로 보내온

생일 축하 와인 한 병이 전부였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늙고 싶어했던

그의 작은 꿈은 불가능한 소망이었다.

 

드디어 찾아온 6월 18일.

아버지는 마지 못해 이스트 에섹스에 있는

자신의 저택에서 바베큐 파티를 준비했다.

그러자 가족들은 아버지를 위로하기 위해

깜짝 이벤트로 준비한 노래를 틀었다.

고심 끝에 자녀들과 손주들이 미리 모여

합창으로 녹음했던 예순네 살이 되었을 때였다.

녹음 장소는 39년 전

매카트니가 바로 그 노래를 불렀던

애비 로드 스튜디오.

비틀스 앨범을 지휘했던

명 프로듀서 조지 마틴의 아들이

녹음 작업을 맡았다.

 

음정이 틀리고 화음이 맞지 않는 합창이 흘러나오자

타고난 음악인인 아버지는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얼굴엔 오랜만에 찾아온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

결국 그를 구원한 건 노래였다.

와인 한 병과 노래 한 곡조,

그리고 그의 노래를 여전히 기억하는 팬들.

폴 매카트니의 예순네 번째 생일은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다.

 

 

 

 

폴 매카트니가 젊은 시절 그의 첫번째 부인인 린다와 함께 찍은 사진입니다. 29년간 삶을 나눈 배우자였을 뿐 아니라 가장 믿을만한 음악적 동료이기도 했던 린다는 폴에게 있어서 '영원한 사랑'이었습니다. 그런 그녀를 폴은 8년 전 암으로 잃었지요.

 

 

 

두번째 부인인 헤더 밀스와 찍은 사진입니다. 1993년 오토바이에 치어 다리 하나를 잃은 뒤 사회운동가가 된 헤더를 폴은 지난 2000년 어느 시상식장에서 만나 열애 끝에 결혼했지요. 그러나 이 결혼은 결국 4년만에 처참하게 끝나고 말았습니다.

 

이 두 장의 사진을 연이어 보고 있자니 마음 한 구석이 스산해집니다. 젊은 시절의 얼굴을 보고난 직후 폴 매카트니의 늙어버린 모습을 곧바로 확인하게 되는 것도 그렇구요.

 

이동진의 언제나 영화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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