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시렁거리기...^^

박 지성 맨유의 7년

또하심 2012. 7. 10.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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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jury Time-박지성, 맨유, 그리고 13장의 사진
(베스트 일레븐)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났다. 이제 박지성은 맨체스터를 떠나 런던에 연고를 둔 퀸즈 파크 레인저스라는 새로운 팀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됐다. 이에 국내 언론들은 앞 다퉈 박지성 관련 기사를 쏟아내고 있는 중이다. 지난 7년 동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박지성이 보여준 모든 것에서부터, 앞으로 퀸즈 파크 레인저스에서 보여줄 또 다른 모든 것을 경쟁하듯 보도하고 있다. 덕분에 박지성과 축구를 사랑하는 팬들은 그의 과거와 미래를 보다 다양한 각도에서 접하고 있는 중이다.

'Injury Time'도 손 놓고 있을 수 없었다. 그래서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지난 7년 동안 보여준 수많은 장면 중 그의 등번호였던 13번에 맞게 13장의 사진을 추려 설명하는 시간을 준비했다. 구구절절한 말로 지난 과거를 언급하고 섣부른 예상으로 미래를 진단하는 것보다 낫겠다는 판단에서다. 13장의 사진 속 녹아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의 박지성을 찬찬히 살펴보면, "고생했다. 그리고 고맙다"라는 두 가지 생각에 닿을 것이다.

▲ 첫 번째 사진 - 2005년 7월 14일 : 입단식

어떻게 이 사진을 잊을 수 있을까. 지금으로부터 무려 7년 전의 일이니 퍼거슨 감독과 박지성 모두 참으로 젊은 외모가 우선 눈에 들어온다. 두 사람은 나란히 박지성의 등번호 13번이 적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새로운 유니폼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거함에 새로운 일원이 된 순간이다. 이 사진이 날아들기 전만 하더라도, 박지성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그것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뛸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두 사람 뒤로 보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홈구장 올드 트래포드(OLD TRAFFORD MANCHESTER), 그 유서 깊은 장소에서 박지성이 뛰게 될 것이라고 누가 상상했을까.

▲ 두 번째 사진 - 2005년 8월 9일 : 맨유 유니폼을 처음 입은 날

그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일원이 되어 치른 첫 번째 공식전도 잊을 수 없다. 2005년 8월 9일, 박지성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유니폼을 입고 첫 공식전을 치렀다. 경기는 '2005-06 UEFA 챔피언스리그' 예선 3차전 헝가리의 데브레첸과의 경기였다. 그 경기에서 박지성은 팀의 레전드 로이 킨과 교체되어 역사적인 '레드'의 일원이 되는 첫 경기를 치렀다. 박지성은 로이 킨과 손바닥을 마주치며 그라운드로 뛰어 갔는데, 로이 킨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데뷔전을 치르는 박지성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격려했다.

▲ 세 번째 사진 - 2005년 8월 13일 : 프리미어리그 데뷔전

비록 예선이었지만 UEFA 챔피언스리그를 통해 데뷔전을 치른 박지성의 다음 경기는 프리미어리그였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또 수준 높다는 그곳에서 한국인이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치른 순간이 바로 2005년 8월 13일이다. 에버튼의 홈구장인 구디슨 파크에서 펼쳐진 원정 경기였는데, 경기 내내 특유의 활동량과 성실함을 보여준 박지성은 경기 후 현지 언론으로부터 평점 7점이란 높은 점수를 받기도 했다.

▲ 네 번째 사진 - 2005년 12월 20일 : 잉글랜드 진출 후 첫 골

2005년 12월 20일 열린 버밍엄 시티와의 칼링컵 4강전도 박지성에게는 물론 한국 축구팬들에게 있어 잊을 수 없는 날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입단 후 첫 번째 골이 터진 날이기 때문이다. 박지성이 터트린 그 골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승리를 거두며 결승전에 진출할 수 있었고, 내친걸음을 재촉해 우승까지 차지할 수 있었다.

▲ 다섯 번째 사진 - 2006년 4월 17일 : '코리안 더비 Ⅰ'

이영표의 볼을 빼앗은 박지성의 패스가 루니의 골로 연결되고, 이후 미안함 마음이 앞선 박지성이 이영표의 손을 잡는 너무나도 유명한 사진을 구하지 못해 아쉽다. 그래서 두 선수가 나란히 축구 종가의 무대에서 격돌하는 사진으로 대신한다. 당시 한국 축구 최고의 아이콘이었던 두 선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격돌했는데, 국내 축구팬들에게는 결코 잊을 수 없는 최고의 장면이었다. 두 선수는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영웅이란 자존심과 우정은 잠시 접은 채 팀의 승리를 위해 뜨겁게 격돌해 많은 박수를 받았고, 이후로도 오랫동안 종가의 프로 축구 무대를 누비며 한국 축구의 위상을 높였다.

▲ 여섯 번째 사진 - 2009년 5월 5일 : 거너스 격침의 선봉

사진은 '2008-09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 장면이다. 박지성은 결코 만만치 않았던 상대인 아스날 FC와의 2차전에서 멋진 선제골을 성공시키며 팀의 결승 진출에 큰 힘을 보탰다. 뛰어난 체력과 성실한 수비 가담만으로도 호평을 받을 만한 활약을 펼쳤는데, 팀에 승리를 선사하는 골까지 넣었으니 아무리 해도 아깝지 않은 것이 그날 박지성이었다.

▲ 일곱 번째 사진 - 2009년 5월 27일 : 꿈의 무대 결승전

2008년 5월 22일 러시아 모스크바에 위치한 루진스키 스타디움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첼시 FC의 '2007-08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국내 축구팬들의 시선은 당연히 아시아 축구 선수로서는 처음으로 '꿈의 무대' 결승전에 오를 박지성을 기다렸지만, 박지성은 그 경기에서 출전 선수 명단에도 들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그로부터 꼭 1년 뒤인 2009년 5월 27일. 이번에는 꿈을 이뤄냈다. 평생에 한 번도 어렵다는 꿈의 무대 결승전에 선발 출장한 것이다. 비록 우승 트로피는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을 자랑하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 바르셀로나에 내줬으나, 박지성은 결승전 무대를 마음껏 누비며 1년 전의 설움을 깨끗하게 씻어냈다.

▲ 여덟 번째 사진 - 2010년 3월 21일 : 환상적 다이빙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 FC와의 경기다. 그 경기에서 박지성은 플레처의 발을 떠나온 볼을 향해 멋진 다이빙 헤딩 슈팅을 시도했고, 리버풀 수비수의 발에 머리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고도 골을 성공시키며 크게 포효했다. 박지성이 지난 7년 동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터트린 무수한 골 중 가장 환상적 장면이라 해도 될만큼 멋진 득점이었다.

▲ 아홉 번째 사진 - 2010년 9월 26일 : '코리안 더비 Ⅱ'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머물렀던 지난 7년 동안을 떠올리는 사진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블루 드래곤' 이청용과의 맞대결이다. 이전까지는 두 선수가 격돌한 적이 없었는데, 2010년 9월 26일 열린 경기에서 이청용은 선발로 박지성은 후반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아 맞대결을 국내 축구팬들에게 선사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의 16강 진출을 이끌었던 두 스타들의 맞대결을 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국내 축구팬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행복하고 소중한 추억이 됐다.

▲ 열 번째 사진 - 2010년 11월 6일 : 비상(飛上)

2010-2011시즌이 시작한 후 박지성을 둘러 싼 분위기는 그리 좋지 않았다. 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팀 리빌딩을 진행 중이었는데, 새롭게 영입된 선수들이 박지성의 자리를 차지하면서 그의 입지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 것이다. 실제로 박지성은 1.5군 선수들과 함께 리그컵 경기 등에 투입돼 약간 자존심을 구기기도 했다. 2012년 11월 6일 열린 칼링컵 4라운드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그 경기에서 박지성은 에르난데스와 베베 등 경험이 부족한 신진급 선수들을 이끌었는데, 팀의 중심을 잡아야 하는 소임을 다 하면서도 1-1이던 후반 25분 멋진 골까지 성공시켜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이 골 이후 박지성의 가치는 재평가 됐고, 그도 주위의 달라진 시선에 부응하듯 이후 폭발적 활약을 선보였다.

▲ 열한 번째 사진 - 2011년 4월 13일 : 드로그바를 울린 결승골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라이벌 첼시와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격돌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1-0으로 앞서다 첼시의 드로그바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1-1로 균형을 허락했다. 첼시의 오름세가 염려되던 순간이라 천하의 퍼거슨 감독도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그 순간 박지성이 비상했다. 박지성은 드로그바가 동점골을 놓고 한 세리머니가 채 가시기도 전, 통렬한 왼발 슈팅으로 푸른 사자 군단의 모든 것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정확한 가슴 트래핑에 이은 강렬한 왼발 슈팅. 그 한 골로 첼시는 또 다시 꿈의 무대 우승의 꿈이 깨졌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유유히 4강행 티켓을 손에 쥐었다. '드록神'이라 불리던 드로그바의 멍한 표정이 아직까지 생생한 멋진 장면이었다.

▲ 열두 번째 사진 - 2011년 5월 23일 : 최고의 시즌, 최고의 마무리

2010-201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시즌 최종전이 열린 2011년 5월 23일의 올드 트래포드. 블랙번과 치른 이 경기에서 박지성은 1골 1도움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치며 최고의 시즌을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박지성은 2010-2011시즌 8골 6도움을 기록했는데, 전반기에만 6골 4도움을 몰아치는 등 그야말로 최고의 활약을 펼쳐 보였다. 만약 후반기 찾아온 3개월가량의 공백만 없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길 정도로 그해 박지성의 활약은 최고였다.

▲ 열세 번째 사진 - 2012년 2월 24일 : 맨유의 '캡틴'

 

 

2012년 7월 19일 벤쿠버 화이트 캡스의 이 영표와 미국 LA갤럭시의 베컴이 경기후 허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