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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몰래 흘리는 눈물

또하심 2023. 3. 19. 23:14

일생에 세번만 울어야한다는 금기를 잊은 남자들의 아름다운 눈물...
우리는 잘알고있다. 더없이 순수한 열정의 눈물임을...
잔인하고 서러웠던 유월을 앙금처럼 지니고 살아온 쉰세대에게, 우리멋진
젊은이들이 평생 무엇과도 바꿀수없는 감격과 환희로 바꿔주었다.
그옛날 부끄러운지도 모르고 헬로 껌줘!하며 따라다니던 시절의 껌조각을
영원히 화아악.. 떼버려주었다. 정말이지 고맙습니다.
안면보호대를 한 고통에도 끝까지 볼을 걷어내고는 조국의 푸른잔디위에 넘어진 김 태영의 잔등위로쏟아지는, 그들젊은피 만큼이나 뜨거운 유월의 햇살들...
경기를 끝내고 들어오는 최 진철의 다친다리를 향해 전력질주하는 미드필더보다 더빠르게 뛰어가던 팀 닥터....
바꿔입은 독일선수의 유니폼이 마치 원피스처럼 치렁거리던 이 천수의 뒷
모습...
좀체 웃지않는 홍 명보가 슬라이딩 세레모니에서 보여준 청순하기까지했던 환하고 상큼했던 그미소...
그어떤 발레리나보다 더 유연하게 한쪽다리를(자체심의 150도)들고 막아낸 이 윤재 이 윤재...
아홉명이 아니라 스물세명이 있어도 아무 소용이 없었을 완벽하고 환상적이고 예술적인 박 지성의 골, 결승 고오올!!....
투박할정도로 묵묵히 약속을 지켜낸 히딩크감독의 온몸에서 뿜어져나오던 환희....
아줌마머리만 조심하면 된다며 거드름을 피우던 폴튜갈의 장신선수 세명이 에워싼 그들 턱밑에 있던 낯...익은 우리의 박 지성...
안 정환의 빛나는 골든골로 지고서도 아직 사태파악을 못한 달걀귀신같은 압박붕대를 감은 코코의 어리둥절하던모습...
MBC가 인터뷰 하자니까 8억을 내놓으라며 건방떨던 프랑스의 자존심이
운동장에 납작 업드러진 지단....
주장임을 알리는 푸른띠를 벗어들고는 흐느끼던 그등치 커다란 이에로의 눈물...
작은것이 아름답다고 했는가?
너무나도 커다란 태극기의 위대한 아름다움!!....
그늘한점 없는 땡볕아래서 몇시간을 대~한민국을 외치던 우리어여쁜 젊은이들...
사사건건 청어가시처럼 까시랑거리며 얄밉게 굴던 일본이 얼마나 약오를까?
그래! 우리는 아시아의 자존심이다.
젊음이란!
아직 비극에 노출되지않은 수많은 모험과 열정과 꿈의 상태
다라고 했습니다.
우리 사라져가는 세대가 온힘을 다해 비극을 막아드릴테니, 여러분!
도전하십시요. 아직 끝나지않은 꿈을 위하여...
여러분이 보여준 그 소중한 땀방울을 우린 모두 보았습니다.
잘알고 있습니다. 더할나위 없이 아름다운 우리의 젊은이들....
두서없는 글, 고맙습니다.

출처 : 은빛 사랑방
글쓴이 : 부석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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