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시렁거리기...^^

레쟌드....랜디 존슨!!

또하심 2014. 5. 20. 09:35

이름만으로 야구팬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살아 있는 전설 '랜디 존슨(Randall David Johnson)'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0년 전인 2004년 5월 19일(이하 한국시각) 랜디 존슨은 애리조나 소속으로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와의 원정경기에서 9이닝 동안 단 한 명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은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습니다.

1회부터 9회까지 단 한 명의 타자도 출루를 시키지 않은 경기. 즉 안타와 득점은 물론 볼넷과 몸에 맞는 볼도 허락되지 않는 경기가 바로 '퍼펙트게임'입니다.

145년 역사를 가지고 있는 메이저리그에서 퍼펙트게임은 단 23번. 이 수치만으로도 결코 쉽지 않은 기록이고, 투수에게는 명예로운 기록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당시 랜디 존슨의 나이는 41세.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117개의 공을 던지며 9이닝 무피안타 13탈삼진으로 완벽한 투구를 보여주었으며, 최고령 퍼펙트게임을 기록했습니다.

짜릿한 퍼펙트 게임을 달성하는 순간! 그 영광의 순간이 십 년이 지난 2014년 5월 19일 애리조나 홈구장인 체이스필드에서 재현되었습니다.

아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랜디 존슨은 2m가 넘는 큰 키 덕분에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정도였습니다. 아빠를 쏙 빼닮은 아들의 키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랜디 존슨이 퍼펙트게임을 달성하는 그 순간의 장면을 꼽으라면 바로 이 장면입니다. 배터리를 이뤘던 포수 랜디 하목(현 상위 싱글A 비살리아 로우하이드 감독)이 존슨에게 달려가며 폴짝 뛰어 안기는 모습이죠. 랜디 존슨은 말할 수 없는 기쁨이 표출된 함박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바로 그 장면이 십년이 지난 지금 체이스필드에서 다시 한번 재현된 것입니다.

10년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 그 짜릿한 순간의 한 장면입니다.

랜디 존슨의 미소는 10년 전 그날을 떠올리기에 충분했고, 3만여 관중은 일제히 기립하여 박수를 보냈습니다. 스타디움 전광판을 통해 흘러나온 랜디 존슨의 활약 영상은 감동을 가중시켰습니다.

현재 애리조나 중계 해설을 맡고 있고, 당시 애리조나 감독이었던 밥 브렌리의 환영과 홈팬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낸 존슨은 퍼펙트게임 당시 배터리를 이뤘던 로비 하목을 향해 힘차게 공을 던지며 10주년을 기념했습니다.


원정 경기 유니폼을 입은 모습은 10년 전 그날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현역 시절처럼 160km가 넘나드는 강속구는 아니었지만 2m 8cm의 큰 키와 미소 투구 자세만큼은 여전했습니다.

1988년부터 2009년까지 총 618경기에 등판해 303승 166패 평균자책점 3.29 탈삼진 4875개를 기록한 랜디 존슨은 다음 해 명예의 전당 입회가 확실시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명예의 전당은 10년간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은퇴 후 5년이 지나면 피선거권을 얻어 미국 야구기자협회의 투표(75% 이상 지지)를 통해 입회 여부가 결정되지만, 5% 미만의 득표율을 기록하면 피선거권이 박탈되기도 합니다.

618경기 중 603 경기를 선발 등판해 303승 166패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하고 있으며, 사이영 상 5회,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4회나 거머쥐었습니다. 단일 시즌 탈삼진 300개 달성이라는 엄청난 기록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국 팬들에겐 랜디 존슨하면 떠올리는 명장면이 또 하나 있습니다. 2005년 뉴욕 메츠에 입단한 구대성이 5월 22일 랜디 존슨을 상대로 2루타를 때리는가 하면 1루수 티노 마르티네스가 머뭇거리는 틈을 타 홈으로 파고들어 센스 있는 득점을 올리는 순간입니다.

당시 현지 해설자는 "구대성이 생애 최고의 안타를 쳤다."고 언급할 정도였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 두 타석밖에 경험하지 못한 한국인 투수가 랜디 존슨을 상대로 2루타를 쳐냈다는 사실이 놀라움 그 자체였던 것입니다. 당시 구대성의 타율은 2타수 1안타를 쳐내며 5할.

조금은 황당하지만 190억 분의 1의 확률에서 그 1에 해당하는 기록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2001년 마운드에서 던진 공이 날아가던 비둘기를 맞춰 즉사한 사건 말입니다.

이렇듯 랜디 존슨은 완벽한 경기, 황당한 사건 등 숱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살아있는 전설입니다. 하지만 이런 랜디 존슨은 은퇴를 한 뒤 야구가 아닌 사진작가로 변신했고, 랜디 존슨은 "아내, 아이들과 함께 하는 여행이 새로운 삶을 찾아주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애리조나는 꾸준히 랜디 존슨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랜디 존슨은 2012년 스프링캠프를 마지막으로 야구 관련 공식 행사에는 참여하지 않고 세계를 누비며 사진 작업(http://rj51photos.com/)에 집중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