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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명 출사표

또하심 2022. 11. 5. 22:26

출사표[出師表]

 

諸葛亮

 

『출사표』는 중국 삼국시대 촉(蜀)나라의 제상 제갈공명(諸葛孔明)의 상주문(上奏文)이다. 위(魏)나라 토벌을 위한 출진(出陣) 때, 촉제(蜀帝) 유선(劉禪)에게 바친 글로서, 전.후 두 편인데 전편은 227년 作이고 후편은 228년 作이다. 국가의 장래를 우려한 전문(全文)은 제갈공명의 진정(眞情)을 토로한 정열적인 古今의 名文으로 알려져 있다.

표(表)란 중국의 문체(文體)의 하나로 신하가 자기의 생각을 서술하여 황제에게 고하는 상주문(上奏文)을 말한다. 상주(上奏)하는 글의 종류에는 장(章)·표(表)·주(奏)·박(駁)의 4종이 있는데 육국(六國), 진한(秦漢)시대에는 모두 상서(上書)라 하였는데 그 이후에는 모두 표(表)라 하였다. 주로 천자에게 올리는 것을 표(表), 제후에게 바치는 것을 상소(上疏)라 한다.

 

 

出 師 表

先帝創業未半 而中道崩殂 今天下三分 益州罷敝 此誠危急存亡之秋也. 然侍衛之臣 不懈於內 忠志之士 忘身於外者 蓋追先帝之殊遇 欲報之於陛下也.

선제창업미반 이중도붕조 금천하삼분 익주파폐 차성위급존망지추야. 연시위지신 불해어내 충지지사 망신어외자 개추선제지수우 욕보지어폐하야.

 

선제께서는 창업의 뜻을 반도 이루시기 전에 붕어하시고, 지금 천하는 셋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거기다가 우리 익주는 싸움으로 피폐해 있으니 이는 실로 나라가 흥하느냐, 망하느냐가 걸린 위급한 때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하되 곁에서 폐하를 모시는 신하는 안에서 게으르지 않고 충성된 무사는 밖에서 스스로의 몸을 잊음은, 모두가 선제의 남다른 대우를 추모하여 폐하께 이를 보답하려 함인 줄 압니다.

 

誠宜開張聖聽 以光先帝遺德 恢弘志士之氣. 不宜妄自菲薄 引喩失義 以塞忠諫之路也.

성의개장성청 이광선제유덕 회홍지사지기. 불의망자비박 인유실의 이색충간지로야.

 

마땅히 폐하의 들으심을 넓게 여시어, 선제께서 끼친 덕을 더욱 빛나게 하시며, 뜻있는 선비들의 의기를 더욱 넓히고 키우셔야 할 것입니다.

결코 스스로 덕이 엷고 재주가 모자란다고 함부로 단정하셔서는 아니되며, 옳지 않은 비유로 의를 잃으심으로써 충성된 간언이 들어오는 길을 막으셔서는 아니 됩니다.

 

宮中府中 俱爲一體 陟罰臧否 不宜異同. 若有作奸犯科及爲忠善者 宜付有司 論其刑賞 以昭陛下平明之理.

궁중부중 구위일체 척벌장부 불의이동. 약유작간범과급위충선자 의부유사 논기형상 이소폐하평명지리.

 

폐하께서 거처하시는 궁중과 관원들이 정사를 보는 조정은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벼슬을 올리는 일과 벌을 내리는 일은 그 착함과 악함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 궁중 다르고 조정 달라서는 아니 됩니다. 간사한 죄를 범한 자나 충성되고 착한 일을 한 자는 마땅히 그 일을 맡은 관원에게 넘겨 그 형벌과 상을 결정하게 함으로써 폐하의 공평하고 밝은 다스림을 세상에 뚜렷하게 내비치도록 하십시오.

 

不宜偏私 使內外異法也. 侍中侍郞 郭攸之 費褘 董允等 此皆良實 志慮忠純 是以先帝簡拔 以遺陛下.

불의편사 사내외이법야. 시중시랑 곽유지 비위 동윤등 차개량실 지려충순 시이선제간발 이유폐하.

 

사사로이 한쪽으로 치우펴 안(궁중)과 밖(조정)의 법이 서로 달라지게 해서는 아니 됩니다. 시중벼슬, 시랑벼슬에 있는 곽유지, 비위, 동윤은 모두 선량하고 진실되며 뜻과 헤아림이 충성되고 깨끗합니다. 선제께서는 그 때문에 그들을 여럿 가운데서 뽑아 쓰시고 폐하께까지 넘겨주신 것입니다.

 

愚以爲宮中之事 事無大小 悉以咨之 然後施行 必能裨補闕漏 有所廣益. 將軍向寵 性行淑均 曉暢軍事. 試用於昔日 先帝稱之曰 ‘能’. 是以衆議擧寵爲督. 愚以爲 營中之事 事無大小 悉以咨之 必能使行陣和睦 優劣得所也.

우이위궁중지사 사무대소 실이자지 연후시행 필능비보궐루 유소광익. 장군향총 성행숙균 효창군사. 시용어석일 선제칭지왈 ‘능’. 시이중의거총위독. 우이위 영중지사 사무대소 실이자지 필능사행진화목 우열득소야.

 

어리석은 생각으로는, 궁중의 일은 일의 크고 작음을 가림 없이 그들에게 물어 그대로 따르심이 좋겠습니다. 그들은 빠지거나 새는 일 없도록 폐하를 보필하여 이로움을 넓혀 줄 것입니다.

장군 상총은 그 성품과 행동이 맑고 치우침이 없으며 군사를 부리는 일에도 구석구석 밝습니다. 지난날 선제께서도 그를 써보시고 능력이 있다고 말씀하신 바 있어 여럿과 의논 끝에 그를 도독으로 삼은 것입니다. 어리석은 생각으로는, 군사에 관한 일이면 크고 작음을 가림이 없이 그와 의논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반드시 진중의 군사들을 화목하게 하고 뛰어난 자와 못한 자를 가려 각기 그 있어야 할 곳에 서게 할 것입니다.

 

親賢臣遠小人 此先漢所以興隆也 親小人遠賢臣 此後漢所以傾頹也. 先帝在時 每與臣論此事 未嘗不嘆息痛恨於桓靈也.

친현신원소인 차선한소이흥륭야 친소인원현신 차후한소이경퇴야. 선제재시 매여신론차사 미상불탄식통한어환영야.

 

어질고 밝은 신하를 가까이 하고 소인을 멀리 한 까닭에 전한은 흥성하였고, 소인을 가까이 하고 어진 신하를 멀리 한 까닭에 후한은 기울어졌습니다. 선제께서 살아 계실 때 이 일을 논하다 보면 환제, 영제시절의 어지러움을 통탄하고 한스럽게 여기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侍中尙書 長史 參軍 此悉貞亮死節之臣也. 陛下親之信之 則漢室之隆 可計日而待也.

시중상서 장사 참군 차실정양사절지신야. 폐하친지신지 칙한실지륭 가계일이대야.

 

지금 시중상서 장사 참군 자리에 있는 세 사람은 곧고 발라 절의를 지켜 죽을 만한 신하들입니다. 폐하께서 그들을 가까이 하시고 믿어 주시면 한실이 다시 융성하기를 날을 헤며 기다릴 수 있을 것입니다.

 

臣本布衣 躬耕南陽. 苟全性命於難世 不求聞達於諸侯. 先帝不以臣卑鄙 猥自枉屈 三顧臣於草廬之中 諮臣以當世之事 由是感激 許先帝以驅馳.

신본포의 궁경남양. 구전성명어난세 불구문달어제후. 선제불이신비비 외자왕굴 삼고신어초려지중 자신이당세지사 유시감격 허선제이구치.

 

신은 본래 아무런 벼슬 못한 평민으로 몸소 남양에서 밭 갈고 있었습니다. 어지러운 세상에서 목숨이나 지키며 지낼 뿐 조금이라도 제 이름이 제후의 귀에 들어가 그들에게 쓰이게 되기를 바라지 않았습니다. 선제께서는 신의 낮고 보잘것없음을 꺼리지 않으시고, 귀한 몸을 굽혀 신의 오두막집을 세 번이나 찾으시고 제게 지금 세상에서 해야 할 일을 물으셨습니다. 이에 감격한 신은 선제를 위해 개나 말처럼 닫고 헤맴을 받아들였던 것입니다.

 

後値傾覆 受任於敗軍之際 奉命於危難之間 爾來二十有一年矣 先帝知臣勤愼. 故臨崩 寄臣以大事也.

후치경복 수임어패군지제 봉명어위난지간 이래이십유일년의 선제지신근신. 고임붕 기신이대사야.

 

그 뒤 선제의 세력이 엎어지고 뒤집히려 할 때 신은 싸움에 진 군사들 틈에서 소임(싸움에 진 군사를 되살리는)을 맡고 위태롭고 어려운 지경에서 명(그 위태로움과 어려움에서 구해 달라는)을 받았습니다. 그로부터 스물하고도 한 해, 선제께서는 신이 삼가고 성실함을 알아주시고, 돌아가실 즈음하여 신에게 나라의 큰일을 맡기셨던 것입니다.

 

受命以來 夙夜憂慮 恐付託不效 以傷先帝之明. 故五月渡瀘 深入不毛. 今南方已定 甲兵已足 當奬率三軍 北定中原. 庶竭駑鈍 攘除姦凶 以復興漢室 還于舊都.

수명이래 숙야우려 공부탁불효 이상선제지명. 고오월도로 심입불모. 금남방이정 갑병이족 당장솔삼군 북정중원. 서갈노둔 양제간흉 이부흥한실 환우구도.

 

명을 받은 이래, 아침부터 밤까지 신이 걱정하기는 두렵게도 그 당부를 들어 드리지 못하여 선제의 밝으심을 다치지나 않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하여 지난 5월에는 노수를 건너 그 거친 오랑캐 땅 깊이까지 들어갔습니다.

이제 다행히 남방은 이미 평정되었고, 싸움에 쓸 무기며 인마도 넉넉합니다. 마땅히 3군을 격려하고 이끌어 북으로 중원을 정벌해야 합니다. 느린 말과 무딘 칼 같은 재주나마 힘을 다해 간사하고 흉악한 무리를 쳐없애고 한실을 부흥시켜 옛 서울(장안)로 되돌리겠습니다.

 

此臣所以報先帝 而忠陛下之職分也 至於斟酌損益 進盡忠言 則攸之.褘.允之任也.

차신소이보선제 이충폐하지직분야 지어짐작손익 진진충언 칙유지.위.윤지임야.

 

이는 신이 선제께 보답하는 길일 뿐만 아니라 폐하께 충성하기 위해 마땅히 해야 할 일이기도 합니다. 그 동안 이곳에 남아 나라에 이롭고 해로움을 헤아려 폐하께 충언올리는 것은 곽유지와 비위, 동윤의 일이 될 것입니다.

 

願陛下 託臣以討賊興復之效. 不效則治臣之罪 以告先帝之靈. 若無興德之言則責攸之 褘 允等之咎 以彰其慢. 陛下亦宜自謀 以諮諏善道 察納雅言 深追先帝遺詔. 臣不勝受恩感激 今當遠離,臨表涕泣 不知所云.

원폐하 탁신이토적흥복지효. 불효칙치신지죄 이고선제지령. 약무흥덕지언칙책유지 위 윤등지구 이창기만. 폐하역의자모 이자추선도 찰납아언 심추선제유조. 신불승수은감격 금당원리,임표체읍 부지소운.

 

바라건대 폐하께서는 신에게 역적을 치고 나라를 되살리는 일을 맡겨 주시옵소서. 그리고 신이 만약 제대로 그 일을 해내지 못하면 그 죄를 다스리시고 선제의 영전에 알리옵소서. 만일 폐하의 덕을 흥하게 할 충언이 없으면 곽유지와 비위, 동윤을 꾸짖어 그 게으름을 밝히옵소서.

폐하 또한 착한 길을 자주 의논하시어 스스로 그 길로 드시기를 꾀하소서. 아름다운 말은 살피시어 받아들이시고 선제께서 남기신 가르치심을 마음 깊이 새겨 좆으시옵소서. 신은 받은 은혜에 감격하여 이제 먼 길을 떠나거니와, 떠남에 즈음하여 표문을 올리려 하니 눈물이 솟아 더 말할 바를 알지 못하겠습니다.

 

後記

남송(南宋)시대의 명장이며, 충신인 악비(岳飛)가 어느 해 병사들을 거느리고 중원을 수복한 뒤에 하남 남양을 지나다가 무후사(武侯伺)에 들러 제갈량의 위패를 참배하게 되었는데, 마침 비가 내리는 바람에 사당 안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다. 밤이 되자 별로 할 일도 없고 하여, 촛불을 밝히고 전당 안을 돌아다니며 이전의 현사들이 벽에 남긴 문장과 시사를 읽어보았다.

제갈량을 찬양하는 많은 글들을 읽노라니, 그는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비 오듯 흘렀다. 조정이 일시적인 안일을 탐하여 금나라와 화친할 것을 주장하였기 때문에 자신의 북벌(北伐)에 대한 의지가 펼쳐지기 어려워진 일에 생각이 미치게 되었다. 지금의 부딪치는 여러 일들과 지난 날 제갈량이 당했을 일들을 회상하노라니 밤새도록 잠을 이루기 어려웠다.

새벽이 되자 무후사의 도사들이 와서 문안을 청하며 차를 바치고. 문방사우를 가져와 그에게 필적을 남겨 줄 것을 청하였다. 악비는 흔쾌히 승낙하고 필을 들어 제갈량의 『전후 출사표』 를 적어내려 갔다. 붓을 휘두르면서도 쓰면서도 그는, 감정에 격해져서 눈물과 콧물을 뿌렸다. 다 쓴 후 붓을 내려놓고 한숨을 내 쉬자, 마치 가슴속에 응어리진 한이 조금은 풀어지는 것 같았다. 도사들은 악비가 쓴 전후 『출사표』를 비석에 새겨 사당 안에 세워 놓았다. 그것은 지금도 그곳에 보존되어있다.

 

[악비가 쓴 출사표]